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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고 큰 일교차에
서서히 단풍이 들어가는 나무들을 보면
정말로 가을인가 싶다.
가을은 아무래도
어딘가 훌쩍 떠나는 것 마저
다 용서가 될 것만 같은 계절이다.
가을의 바다도
가을의 산도
가을의 어디든 다 좋을테니까.
이 가을날은 아니지만
지난 여름 훌쩍 떠나고 싶어진 어느 날에
영종도 마시안 해변을 다녀왔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아직은 한낮의 해가 뜨거웠던 여름
수도권에서 멀지 않아 한번쯤 가보려 했던
영종도에 방문하게 됐다.
날씨마저 완벽해
영종도까지 가는 길도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고
가볍게 떠나기에 거리도 딱 적당해
오래지 않아 해변에 도착했다.
평일 점심이 다 된 시간쯤 도착했는데
주말이 아니라 그런지 사람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갯벌은 아주 어릴 때 부모님과 같이 다녀온 이후로는
가본 적이 전혀 없었는데
이번에 방문하게 되어 어린날의 추억도 함께 떠올랐다.
마시안해변은 규모가 커다랗고 아주 유명한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알려지지 않은 곳도 아니라
가족단위로 오기도 딱 좋은 해변 같은 느낌이었다.
주차장은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후기도 많이 봐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시간대를 잘 찾아간건지
(물론 한여름 휴가철이 아니기도 했다)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마시안 해변의 주차장은
갯벌체험을 하러 온 방문객에게만 무료라
주차장이 다 차서 주차할 방법이 없다면 해변 바로 옆의
탐앤탐스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음료를 주문하면 2시간 무료라고 함)
주차를 한 뒤 갯벌체험 사무실로 향했다.
갯벌체험을 하려면 먼저 결제를 진행해야 하는데
갯벌체험료는 대인(중학생 이상) 10.000원, 소인(초등학생) 5.000원이다.
이용료와 함께 호미와 장화 등 필요한 도구도 빌릴 수 있는데
호미는 1.000원 장화는 3.000원에 사용 가능하고
물품이다 보니 보증료가 따로 있는데 이 금액은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사무실 앞으로 장화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데
아이들 장화도 따로 있어 각자 잘 골라 신으면 된다.
천막 아래 열심히 말려지고 있는 장화들 무리를 보니
어쩐지 귀여운 듯한 생각도 들었다.
어릴때 부모님과 친척들이랑 함께 간 갯벌에서는
맨발로 신이 나서 뛰어 다니느라
장화 같은 것도 신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지금 돌아보면 참 행복했던 기억이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과 어른들도 후에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게 되겠지.
마시안 해변 갯벌체험장은 물때에 맞춰 이용가능한데
마시안갯벌체험장
체험가능 시간안내, 갯벌체험 프로그램, 맨손고기잡이 & 단체예약, 갯벌체험 후기
www.masian.co.kr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에 꼭 시간을 확인해
허탕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사무소 옆에는 작은 매점과 함께
조개를 캔 뒤 담아갈 수 있는 해수도 준비되어 있다.
아빠와 함께 방문한 아이가 참 귀여워 보인다.
아무래도 갯벌체험장은 어린아이들도 많이 오다 보니
썰매도 대여해주고 있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이걸 끌어주려면
부모님은 생지옥일거다 ㅎㅎㅎ
몸에 묻은 것들을 닦아낼 수 있는
간단한 세면장은 남자 여자로 따로 구분되어 있는데
샤워하는 곳은 아니고
정말 간단하게 닦아내는 정도로만 이용가능하고
세면장 안쪽 한쪽 벽면에 커튼 같이 쳐져 있는 곳에서만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다.
이것도 거의 아이만 이용 가능해 보인다.
남녀 세면장 사이로 꽃게가 그려진 ㅋㅋㅋ 귀여운 길을 지나면
가슴이 두근두근 드디어 갯벌체험장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사무소 바로 앞은 마시안해변에서 제공하는
그늘막이 있는데
이 밑에 돗자리를 펴고 이용하면 된다.
이마저도 사람이 많을 때에는 아주 붐빌 게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해수욕을 하지 않고 갯벌 체험만 할 목적이라면
사람이 조금 없는 계절이나 시간대에 방문하면 한적하고 여유롭게 이용 가능할 듯 하다.
바다다. 갯벌이다.
드디어 갯벌을 만났다.
앞쪽은 이미 먼저 온 사람들이 많이 캐갔을 것 같아
앞으로 앞으로 바다를 향해 걸었다.
한참 나온 듯 했는데 뒤돌아보니 아직도 이만큼 밖에 안 나왔다니.
정말 갯벌이 넓고도 길다.
갯벌사무소에서 준 알록달록한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저마다 열심히 갯벌체험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소리를 꺅꺅 지르며 신이 나고
어른들은 연신 호미질을 하며 조개 캐는 데 열심인 모습들이다.
이 여유가 참으로 좋다.
바닷가는 역시 갈매기가 아닌가.
무리를 지어 열심히 걸어다니는 갈매기들도 많았다.
갯벌에 있는 다양한 해양 생명체들을 먹이로 삼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먼저 온 갯벌에 호미질을 해본다.
갯벌을 파고 파도 작은 소라게 하나 못 만나는 적도 있지만
이렇게 귀엽고 말끔하게 생긴 조개를 만나기도 한다.
조개를 많이 캐려면 한번 만난 스팟을 노려야 한다.
안 나오는 곳은 안 나오지만
나오는 곳에서 여러개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숨구멍들도 한가득이다.
자그마한 게들이 재빨리 숨구멍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갯벌위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정말 아이들에게는 좋은 장소임이 분명하다.
어린 날의 내가 그랬듯 요즘의 아이들에게도 이런 체험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애초에 캔 조개를 가져다 먹을 생각은 아니었기에
열심히 모으고 모은 조개 한 망을
선생님과 체험학습 온 듯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어떤 아이는 많이 캤지만 어떤 아이는 조금밖에 못 가져
투덜거리거나 슬퍼하는 소리를 들어
많이 못 가진 아이들에게 나눠주라고 선생님에게 주었더니 아주 좋아하셨다.
몇 시간에 걸쳐 캔 내 조개들이
인증샷으로만 남고 사라졌지만 기분은 뿌듯하고 좋았다.
갯벌체험은 내가 오래 하고 싶다고 오래 할 수가 없다.
원래의 자연이 그렇듯
물이 들어올 시간이 되면 때맞춰 바닷물이 밀려들어오고
그곳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자리를 비워 또 원래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마주할 수가 있다.
조금 전 밟고 서 있던 갯벌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뜨거운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이는 바닷물만 남는다.
갯벌위를 열심히 돌아다니던 갈매기들도
이제는 물 밖으로 나와
들어왔다 나감을 반복하는 바닷물을 바라보고 서 있다.
마시안 해변은
갯벌체험장으로도 참 좋은 곳이었지만
물이 들어온 후의 모습도 참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물 들어온 해변을 바라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나는 작은 텐트를 펴놓고 그 안에 얼마간 누워 바닷물 소리를 듣다 왔다)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은 이 가을에
갯벌체험을 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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